단어와 그 어원, Dutch Courage, Dutch Pay

안녕하세요, 송샘입니다.

오늘은 단어와 그 어원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영어에서 Dutch가 들어간 표현들은 안 좋은 어감을 가진 것들이 많습니다.

왜 그런지 한 번 봅시다.


 

1. 부정적인 Dutch 표현들


Dutch는 아시는 것처럼 네덜란드 원주민들입니다.

Korean과 마찬가지로 전혀 비하감이 없는 중립적인 단어입니다.

그런데 Dutch가 들어가 다음 표현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볼까요?

 

(1) Dutch Concert

소음

(2) Dutch Courage

객기

(3) Dutch Pay, Dutch Treat

더치 페이

(4) Dutch Leave

치사한 이별

(5) Dutch Uncle

심한 잔소리꾼

(6) Dutch Wife

죽부인

(7) I'm a Dutchman

'내 성을 간다‘,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어떻습니까? 여기서 Dutch는 부정적인 느낌을 넘어서 무시하고 멸시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물론 'Dutch Pay(더치 페이)'같은 말은 현재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만)

 

그럼 왜 이렇게 Dutch에 부정적인 어감이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역시 세상 대부분의 것과 마찬가지로 ‘돈’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때는 16세기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두 섬나라 영국과 네덜란드는 막강한 항해 기술을 바탕으로 아시아 무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바다의 왕자 포르투갈이 힘을 잃게 되자 영국과 네덜란드는 제해권을 놓고 그야말로 사생결단으로 싸우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양국 사이의 적대감도 극에 달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인들은 ‘Dutch'라는 단어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모멸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조사해 보지는 않았지만 당시 네덜란드인들이 사용했던 'English'도 사정이 다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16세기말부터 17세기 말까지, 영국인들은 'Dutch'를 붙여서 안 좋은 단어를 만들어 내는데 맛을 들였습니다. 위에서 본 단어들은 이러한 역사적 악감정을 어원으로 가진 것들입니다.

 

 

 

다시 한 번 봅시다.

 

2. Dutch Concert, Dutch Courage, Dutch Pay

 

 

(1) Dutch Concert 소음

‘함께 어울려 나는 소리’가 어원이듯이 ‘concert’는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가 생명입니다. 그런데 Dutch Concert는 다른 사람은 무시하고 제 멋대로 연주하는 것입니다. 연주가 아니라 소음이 만들어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Dutch Concert'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연주실력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습니다. 그저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에 가진 감정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단어에 불과합니다.

 

(2) Dutch Courage 객기

직역하면 네덜란드식 용기지만 본래 의미는 ‘가짜 용기’를 말합니다. ‘Dutch'가 들어갔으니 안 좋은 뉘앙스라는 것은 짐작하실 겁니다. 진정한 ’용기‘란 맨 정신으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Dutch Courage‘는 ’술의 힘을 빌리는 가짜 용기‘입니다. 맨 정신으로는 못하겠으니 술 먹고 하는 것, 우리 말로는 객기에 해당되겠군요. 역시 영국인들이 Dutch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말입니다.

 

(3) Dutch Pay, Dutch Treat 더치 페이

지금은 ‘내 것은 내가 낼께’라는 말로 쓰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말입니다. 하지만 17세기에 'Dutch Pay (Dutch Treat)'는 자기 것만 챙기는 쫀존함을 경멸하던 말이었습니다. 어떻게 신사가 자기 것만 계산하느냐는 영국인들의 비아냥이 담겨 있던 말이었죠. 그렇지만 현재의 'Dutch Pay‘는 부정적인 뉘앙스는 사라지고 오히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표현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마 현재 사용되고 있는 ’Dutch 어휘‘ 중에서 부정적인 뉘앙스가 사라진 유일한 말이 아닐까 합니다.


 


 3. Dutch Leave, Dutch Uncle, Dutch Wife, I'm a Dutchman.

 

(4) Dutch Leave 치사한 이별

Dutch가 들어갔으니 당연히 안 좋은 말이겠죠? ‘Dutch Leave'는 인사도 없이 그냥 가버리는 싸가지 없는 작별을 말합니다. 뭐, 특별한 어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렇게 경없이 작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덜란드에 화난 영국인들이 그냥 Dutch를 붙여서 만든 말이죠.

 

(5) Dutch Uncle 심한 잔소리꾼

보통 삼촌은 자상하게 조카를 챙겨줍니다. 그렇지만 'Dutch Uncle'이 그럴 리가 없습니다. 'Dutch Uncle'은 삼촌도 아니면서 잔소리만 늘어놓는 사람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약간 ‘꼰대’스러운 이미지입니다. 대충 아시겠죠?

 

(6) Dutch Wife 죽부인

‘Dutch Wife'는 우리 말로 ’죽부인‘입니다. 옛날에, 더울 때, 안고 자던 대나무로 만든 속이 빈 큰 베개가 죽부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말로는 ’아내 대용품‘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20세기 초에 남극원정대가 지참하고 갔다는 말도 있지요. 이렇게 드러내 놓고 말하기 어려운 단어에 Dutch를 붙인 영국인들, 거시기 하죠?

 

(7) I'm a Dutchman '내 성을 간다‘,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마지막으로 ‘I'm a Dutchman'입니다. 이것은 당시 영국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부정이었습니다. 우리 말로 옮기면, ’내 성을 간다‘, ’내 손에 장을 지진다‘쯤 되겠습니다. 만일 자신이 말한 것이 거짓이라면 가장 혐오하는 ’Dutch Man'이 되겠다는 의미니까요.

예문을 볼까요?


I'll do it. If not, I'm a Dutchman.

(그렇게 하겠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네덜란드 사람이다)


 

 

이제 Dutch에 관련된 단어들의 어원, 감이 잡히실 겁니다.

영국인들, 참으로 ‘뒤 끝’ 있는 민족들이죠? 

 

 송성태 샘이 쓴 "8배속 VOCA"가 출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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