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과 의미 (calamity)

안녕하세요, 송샘입니다.

 어원과 그 의미를 공부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calamity를 보겠습니다.


 

어원을 공부하면 좋은 점


영어 단어를 무턱대고 외우다 보면 재미도 없을뿐더러 잘 외워지지도 않습니다. 특히 학술서에서나 볼 법한 어려운 단어들은 보통 스펠링이 길어서 보는 것 만으로도 주눅이 듭니다. 이럴 때 영어 어원을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역사에 대한 교양은 덤으로 따라오고요.


영어 어원은 우리말의 한자에 해당됩니다. 중국어 문화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 말에서 한자가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말 어휘 실력도 뛰어난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말 한자에 해당하는 것이 영어에서는 그리스어와 로마어입니다. 모든 서양 문화의 원류이자 본류가 그리스·로마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그대로 쓰이지는 않지만, 영어 어휘에는 아직도 그리스·로마어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원에 대해서 조금만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면 단어의 이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역사에 대한 지식과 교양도 쌓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오늘 공부할 단어들은 calamity입니다.


 

1. calamity (재앙)

[kə|lӕməti] [컬래‘-머티]


재앙은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행한 사고’를 의미합니다. 재앙이란 것은 보통 피할 수 없는 화가 다급하게 닥쳐오는 것을 말합니다.

 

webster 영영사전에는 calamity가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ca·lam·i·ty : a state of deep distress or misery caused by major misfortune or loss

심한 고통이나 비극을 당한 상태, 커다란 불행이나 손실에 의해서 초래된다.

 

calamity는 커다란 불행이나 손실을 당한 것을 말합니다. ‘the calamity of war(전쟁의 재앙)’, 'a grave calamity(대참사)‘와 같이 사용됩니다. 사전적 정의가 잘 보여주듯이 재앙이라는 것은 사람(사람들)에게 닥친 뜻하지 않은 커다란 불행이나 변고입니다.



무서운 메뚜기


calamity(재앙)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2,500년도 넘은 그리스 사회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옛날 그리스에 닥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재앙이 무엇이었을까요?

 

농경사회였던 고대 그리스에서 목숨과도 같았던 것은 바로 식량이었습니다. 어떤 재앙이 닥쳐 식량수확에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 즉시 식량대란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말 그대로 굶어 죽었습니다. 이런 사정이니 곡물에 변고가 생기는 것이야말로 두려운 재앙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곡물파괴라는 재앙의 주범은 아주 작고 귀여운 메뚜기였습니다. 메뚜기 한 두 마리가 먹어 치울 수 있는 곡식이라야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귀여운 메뚜기가 10억·100억 마리가 떼를 이루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메뚜기 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 100km~200km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하루에 수천명 분량을 먹어 치웁니다. 메뚜기 떼가 지나간 곳에는 말 그대로 풀 한포기 남아나지 않습니다.


잠깐 펄벅 여사가 지은 대지(the Good Earth)를 봅시다. 메뚜기떼의 ‘충격과 공포’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잠시 봅시다.


“캄캄해진 하늘에는 메뚜기 떼의 날개 부딪치는 소리만 가득찼다. 그리고 메뚜기 떼는 밭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냥 날아서 지나친 밭에는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들이 내려앉은 밭은 추수가 끝난 겨울 밭처럼 푸른 잎 하나 찾아 볼 수 없었다.”


다음 사진은 이집트를 습격한 3억 마리 메뚜기 떼를 촬영한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출애굽기 한 장면 같군요.


 

 

메뚜기와 calamity


고대 그리스인들이 메뚜기를 두려워했다는 것은 이제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calamity와 메뚜기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영어로 메뚜기는 locust입니다. 이 locust의 어원은 그리스 말로 'kalamaiǣ'입니다. 그리스 어는 몰라도 철자대로 발음하면 현대의 ‘calamity'와 비슷하다는 것쯤은 알 수 있습니다. 이 고대 그리스 메뚜기 kalamaiǣ들은 주로 옥수수 줄기를 파먹고 살았습니다. kalamaiǣ들의 맛있는 식사였던 옥수수 줄기를 그리스 어로 ’calamos'라고 합니다. calamity의 할아버지뻘 되는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메뚜기(kalamaiǣ)라는 귀여운 단어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공포가 투영되어 ‘재앙’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메뚜기떼에 의한 곡물파괴만을 의미하던 kalamaiǣ는 점차 영역을 확장하여 메뚜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재앙에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를 정복했던 로마가 영토를 세력을 확장해 감에 따라 전 유럽의 언어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별 신경쓰지 않고 보는 단어에도 과거 역사가 농축되어 있습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단어들도 뿌리와 역사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calamity를 보시면 메뚜기를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럼 이상으로 어원과 의미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송성태 샘이 쓴 "8배속 VOCA"가 출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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