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Up/여기는 창고2012. 3. 6. 13:00

두부 스무디와 땅콩 토스트



2학년 때부터는 제대로 된 아침을 챙겨먹이고 싶어서, 실현 가능한 아침 식사 레시피를 모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메뉴를 정했습니다
.


두부 스무디와 땅콩 토스트


 
야채를 싫어하는 아들을 위한 아빠의 마음이었죠. 재료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두부 스무디: 두부, 사과, 우유

땅콩 토스트: 땅콩 잼, 바나나, 식빵


재료를 씻고 믹서로 갈았습니다
. 걸쭉한 흰 스무디는 꽤 맛있더군요. 유리병에 넣어서 냉장고에 보관.

 
투덜거리며 일어난 아들이 씻는 동안에 달궈진 후라이팬에 식빵을 구웠습니다. 노릇노릇하게 식빵을 굽는 경지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수련이 필요할지... 땅콩 잼을 바른 살짝 탄(!) 식빵에 얇게 자른 바나나를 넣어서 토스트 완성.


자리에 앉는 아들에게 식사를 내놓았습니다
. 땅콩 토스트는 참으로 맛있게 먹더군요. 바나나를 넣은 아빠의 센스도 칭찬해 주었고요. 물을 찾길래 스무디를 내 놓았습니다.


 
혀를 대 보더니만 노골적으로 밀쳐 내더군요. 그냥 물을 마셨습니다. 스무디는 끝까지 외면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한 마디 더 하더군요.


아빠, 다음부터 나 두부 먹이려고 하지마.”

 

요리 잘하는 사람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는 것. 나름 정성을 들여 만든 요리가 밀려나는 것을 보는 아픔이란...

 

혹시,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을 애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느덧 자기만의 세계에 들어가고 있는 아들이 살짝 낯설어 지는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