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e the bullet

안녕하세요, 송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bite the bullet'을 보겠습니다.


'bite the bullet'은 ‘이를 악물고 참다’는 뜻입니다. 하기는 싫지만 피할 없는 일을 해야 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넓고 물 것은 많은데, 왜 하필이면 총알(bullet)일까요?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두 가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전쟁에서 마취제 대신에 사용되었다.


마취제가 수술에 사용된 것은 19세기 초였습니다. 마취제가 보급되기 이전의 전쟁터에서는, 수술할 군인들에게 나무나 가죽패드 등을 주었다고 합니다. 수술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혀를 깨무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제는 전투 중에 응급 수술을 할 때였습니다. 싸움터이다 보니 수술 보조도구(?)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무나 가죽패드조차 구할 수 없는 급한 상황에서는, 납탄환이 깨무는 도구로 쓰였습니다. 납으로 된 탄환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서, 이빨이 깨질 염려도 없었습니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납중독쯤이야 신경 쓸 일도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표현이 말 그대로 ‘bite the bullet'이라는 것입니다.


총알 깨물고 참아!


웬지 정황적 근거와 군인정신 때문에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그렇지만 이 유래는 두 가지 이유에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첫째, 총탄 대신에 술을 썼습니다.

마취제는 없었지만 인류 문명과 역사를 함께 해온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독한 술입니다. 마취제 등장 이전에 응급 수술을 할 때는, 독한 술을 잔뜩 먹였습니다. 오늘 날에도 급할 때 종종 쓰이는 방법입니다. 50도 짜리 위스키를 글래스로 원샷하면, 웬만한 고통은 bye, bye입니다. 이건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증합니다.


둘째, 기록화(사진) 증거가 없다.

전쟁을 그린 기록화(사진)는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것에도 총알을 깨물고 수술을 받는 불굴의 병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마취제 대용설은 증거부족입니다.

 


2. 세포이 반란 유래설 :


영어 표현 하나 가지고 전쟁과 역사를 살펴 보는군요. 그렇지만 시작했으니 끝을 봅시다. 또 다른 가설은 실제 역사적인 사건인 ‘세포이 반란( Indian Rebellion of 1857)’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인도 주군 영국인들은 세포이(현지 인도인의 한 부족)들을 용병으로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로, 힌두교도이거나 이슬람교도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새로운 총탄 커트리지가 보급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총알이 들어있는 커트리지 종이가 동물성 기름에 적셔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 동물성 기름은 소나 돼지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미끄러운 커트리지를 찢으려면, 이빨로 물고 뜯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도인들은 소를 숭배하고 이슬람교도들은 돼지를 혐오 합니다. 그래서 세포이들은 억지로 카트리지를 깨물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죽을 맛이었겠습니까?

 

여기서 나온 'bite the cartridge'가 ‘bite the bullet'로 변했다는 가설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뒷받침한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가설입니다.

 

문제는 ‘bite the cartridge'가 1857년 이전에도 쓰였다는 것입니다.

 

1796년판 ‘ A Classical Dictionary of the Vulgar Tongue’에 ‘chew a bullet’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Just bite the bullet!


bite the bullet은 유래를 알기 힘든 표현입니다. 어쨌든,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면, 'bite the bullet'이 ‘참고 견디다’는 의미로 쓰인 것은 Rudyard Kipling의 소설에서입니다.

 

'Bite on the bullet, old man, and don't let them think you're afraid.'

from -The Light That Failed, 1891년 판-

‘이를 악물어, 노친네야, 그리고 두려움을 보이지마.’

 

요즘 같이 힘든 상황에서 더욱 필요한 말입니다.

 

Let's bite the bullet!

(이 악물어!)

 


이상으로 bite the bullet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