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tle the score, old score

안녕하세요, 송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score'의 특이한 뜻을 보겠습니다.


 

score : 새기다


score는 일반적으로 ‘점수’를 나타내는 쉬운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score가 이상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score에 포함된 괴이한(?) 의미들입니다.


1. score: 20개

2. old score : 오래된 원한

3. settle the score: 보복하다


참 이해하기 힘든 의미들입니다. 어떻게 score가 이런 해괴한 뜻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어원을 알면 score에 숨은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봅시다.


종이를 사용하기 전에 서양에서는 계산이나 기록을 위해 'tally stick(부신)‘이 쓰였습니다. tally stick이란 평범한 막대기였습니다. 여기에 물건 값이나 돈을 빌려 준 기록을 새겨 놓았습니다. (tally stick은 요즘으로 치면 거래 영수증 쯤 되겠습니다)


거래 당사자들은 tally stick에, 칼로, 해당하는 만큼의 홈(notch)을 새겼습니다. 칼로 새기는 이러한 행위가 scoring이었습니다. 그리고 scoring의 어원은, 짐작할 수 있듯이, scora였습니다. socra는 북유럽에서 기원한 말로 ‘칼자국을 내다’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tally stick을, 그림에서와 같이 둘로 쪼개서 거래 당사자들이 나눠 가졌습니다. 일종의 영수증이죠. 거래를 청산할 때가 되면, 양 당사자들은 둘로 쪼개진 tally stick을 맞춰 보면서 필요한 금액을 지불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score(점수)’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tally stick에 새기는 행위를 나타내는 score에서, 원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점수’라는 의미만 남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score는 점차 널리 퍼져서 스포츠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쓰이게 되었습니다.




score의 어원을 살펴 보았으니, 각 항목별로 의미를 설명해 봅시다.



1. score : 20개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score는 (칼로) 나무에 새기는 행위를 뜻했습니다. 그런데 ‘스물’이란 의미는 어떻게 생겨났을 까요? 역시 새기는 행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세 시대에 시장을 가기 위해서는 성 안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성 문으로 가기 전에는, 곳곳에 위치한 통행료 징수소(toll gate)에서 '통행료라고 써놓고 세금으로 읽는다‘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한두 마리도 아닌, 수백 수천 마리 가축의 머리수를 일일이 표시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말도 안 통하는 동물들 아닙니까? 그래서 가축을 팔러 toll gate를 통과하는 몰이꾼들은, 20마리씩 묶어서 tally stick에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스무’ 마리씩 묶어서 표시한 tally를 score라고 불렀습니다.


score가 20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 역사적 배경이었습니다.


예문을 봅시다.


(1) Scores of fans broke into the studio.

    (수 십명의 팬들이 스튜디오로 난입했다)


(2)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 our fathers brought forth on this continent, a new nation.

    (87년 전에, 우리의 아버지들은 이 대륙에 탄생시켰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2. old score : 오래된 원한


시간이 흐르면서, score는 원래의 뜻과는 달라진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져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겁니다. 돈을 빌릴 때는 빌려주는 사람이 구세주 같지만, 갚을 때가 되면 악마처럼 보입니다. 그만큼 빚은 사람을 심정적으로 압박합니다. 그렇다 보니 채권자를 원수로 보고, 채무를 ‘원한’으로 본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old score는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직역을 하면 ‘오래된 빚’이지만, 의역을 하면 ‘해묵은 원한’이 됩니다.


(1) Finally, I paid old score with him.

    (마침내, 나는 그에게 해묵을 원한을 갚았다)


(2) Don't rake up an old score.

    (옛 원한을 들추지 마라)

 


3. settle the score : 보복하다


settle이 해결하다는 뜻이므로, 'settle the score'는 '원한을 해결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보복하다, 복수하다‘라는 의미가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피 튀기는 복수뿐 아니라 ’설욕‘ 으로도 사용됩니다.


(1) Hamlet found out the killer and decided to settle the score.

    (햄릿은 살인자를 알아냈다/ 그리고 복수하기로 결심했다)


(2) We settled the score with the Yankees yesteday.

    (어제 양키즈에 설욕했어)

 


이상으로 score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