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gree (족보, 가계, 혈통)

안녕하세요, 송샘입니다.

오늘은 단어와 그 유래에 대하여 공부해보겠습니다.


 

기본 단어는 노가다


영어 기본단어를 공부할 때는 효율적인 방법이란 것이 없습니다. 그저 단어가 입에 붙도록 발음하면서 외워야합니다. 예를 들어 ‘go(가다)'라는 영어 단어를 봅시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다 알고 있는, 거의 ’외래어‘의 지위를 획득해 가고 있는 말이지만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보통 무의식적으로 수 백, 수 천번의 반복 노출을 통해서 익혔을 것입니다. 플래쉬카드니 이미지 연상이니 하지만, 기본 단어만큼은 반복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누군가, 어머님이나 어머님에 근접한 사람이, 거의 무한한 인내심으로 참으면서 가르쳐야 익힐 수 있는 것이 기본단어입니다.

 

기본단어 학습에 ‘무식한 반복’이 통하는 이유는 ‘자주 쓰인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기껏해야 2-300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과묵한 사람이라면 30개 안쪽이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학습 의지와 상관없이, 기본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반복을 통해서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무식하게 익혔던 그렇지 않던간에, 기본단어들은 영어 평생을 지탱해줄 굳건한 토대가 됩니다. 그리고 중급단어를 익힐 때까지도 이러한 노동집약적 반복학습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창의성을 길러준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학습은 ‘반복적 암기’가 장땡이니까요.

 


pedigree 어근 학습


그렇지만 고급단어에 들어서면 근대화 초기의 ‘하면된다’ 학습법은 한계에 부딪칩니다. ‘pedigree(족보, 가계, 혈통)’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 봅시다. 반복학습을 통해서 익힌다면 ‘피, 이, 디, 아, 히, 알, 이,이’하고 수 십번 읽어보고 써봐야 합니다. 그리고 스물 다섯 번 이상을 어디선가 우연히 만나야 자신의 단어가 됩니다.

 

문제는 영어가 외국어인 환경에서는 ‘pedigree'라는 단어와 조우하기가 로또만큼은 아니라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급단어를 익힐 때는 어근을 통한 학습이 효과적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단어의 유래를 찾아가면서 ’pedigree'를 공부해 봅시다.

 

먼저 pedigree를 쪼개 봅시다.


pedigree = pedi + gree

 

pedi는 라틴어로서 ‘발(foot)'이나 ’발검음(step)'을 나타냅니다. 라틴말 ’pedi'가 우여곡절을 거쳐 ‘foot'이 된 과정은 별로 재미도 없고 도움되지 않으니 신경 끕시다. 단지 pedi라는 라틴말은 오늘 날에도 ’pedal(페달)‘이라는 말로 끈질기게 살아 남았습니다. 'pedal'은 다 아시다시피 자전거에 있는 ’발‘로 밟는 그 ’페달‘입니다. 발을 이용해서 밟는 것이 ’pedal'이므로 ‘페달’에 ‘발’이나 ‘밟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pedi'가 발 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gree'는 무슨 뜻일까요? 라티어 ’gree'는 불행히도 현대 영어에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의 풍파를 겪으면서 원래 형태도 잃어 버렸습니다. ‘gree'라는 말은 로마가 잘나가던 시절에는 ’grus'라는 말을 의미했습니다. 'grus'는 지금의 우아한 새 ‘학’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기반으로 'pedigree'를 분석해 봅시다.


pedigree = pedi(foot) + gree(crane)

 

우리 말로 옮기면 ‘새의 발’이라는 뜻이 되는 군요. 그런데 ‘새 발’과 ‘가계, 혈통’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다음 그림을 봅시다.

 

구글에서 가져온 ‘새 발’ 그림입니다.



다음은 네이버 사전에서 참고한 ‘가계도’입니다.


 

어떻습니까? 하나에서 두 개로, 그리고 세 개·네 개로 갈라지는 모습이 마치 ‘새의 발가락’ 같지 않나요. 로마 사람들은 ‘가계도’를 보고 이러한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정말 생각나는 대로 ‘pedigree'라는 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마치 한자의 형성문자 같습니다. 일(일), 월(월)이라는 전혀 다른 두 개의 글자가 모여서 밝음(명)이라는 말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같습니다. 여기나 저기나 사람들의 두뇌가 작동하는 과정은 비슷했나 봅니다.


이렇게, 가계도가 '새의 발'같이 생겼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pedigree'라는 단어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전혀 '가계, 혈통, 족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pedigree =  pedi(발) + gree(새) = 가계, 혈통, 족보

 

‘pedigree'가 들어간 예문을 봅시다.

 

ex) Alexander traced his pedigree from gods.

    (알렉산더는 그의 혈통을 찾았다/ 신으로부터)

 

ex) I can prove my pedigree in a direct line from Dangun.

    (나는 나의 직계혈통을 증명할 수 있다/ 단군으로부터)

    (나는 단군 직계손이야)


어근을 알고 나서 보니 ‘pedigree'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까?


 

그럼 이상으로 pedigree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송성태 샘이 쓴 "8배속 VOCA"가 출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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