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속지 마세요!
욕망이라는 이름의 외국어
영어는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어 때문에 콤플렉스나 우월감을 가지거나, 또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외국어는 단순한 ‘수단’이라는 도구적 상태를 초월해서 ‘강남’, ‘서울대’, ‘부자’와 같은 욕망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영어를 마스터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가지는 꿈이자 욕망입니다. ‘영어 마스터’를 약간 무식하게 표현하면 ‘영어 정복’입니다. ‘정복’이라는 단어가 주는 ‘전투적’ 뉘앙스처럼 영어는 싸워서 희생을 치르고라도 가져야할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약간 변태적입니다.
이 글은 영어가 우리 사회에서 가지는 사회학적 의미를 보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 왜곡된 시각 덕분에 발생한 비이성적이고 변태적인 비법들 사이이에서 상식적인 학습법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속지 마세요!
영어엔진을 달아라.
영어공부 절대 하지마라.
영어 완전 정복.
아직도 단어를 외우는가?
영어 독해, 다 읽으면 바보다!
이 외에도 시도 때도 없이 출처와 근원을 알 수없는 비법과 수상한 도사들이 등장하여 영어 정복에 대한 환상을 심어줍니다. 한 비법이 한탕하고 그 한계를 드러내면 또 다른 환상적인 비법과 ‘영어 도사’들이 등장하여 그 자리를 메꿉니다. 영어라는 엘도라도에 미친 황금광 시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황금과일이 열리고 젖과 꿀이 흐른다는 ‘영어의 엘도라도’는, 무수한 다른 엘도라도처럼 거짓입니다.
영어 공부에 비법은 없을뿐더러 필요도 없습니다.
쉽게 생각해 봅시다.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영어 네이티브 중에서 영어 못배운 사람 있습니까? 그들이 비법을 통해서 영어를 배웠습니까? 우리들은 비법으로 한국말을 배웠습니까?
안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우리 주위에는 말도 안되는 오해와 거짓말이 비법으로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들이, 단어만 알면 된다는 오해와, 영어로 생각하라는 거짓말입니다.
왜 그런지 다음 문장을 보면서 알아 봅시다.
1. are Animals happy they, health and they enough eat. Human majority beings, feels, ought to be , so long as but are not , at to least in a great of cases, one, have.
특별하게 어려운 단어는 없습니다. 그런데 1번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다빈치 코드의 ‘랭던’ 박사쯤 되면 모를까 보통 사람들은 어림도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지만 단어만 알아서는 영어를 잘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학습 과정에서 알게 되겠지만 단어만 외우기도 사실 불가능합니다. 영어를 잘해야 단어를 더 잘 외울 수 있게 됩니다. 역설같지만 사실입니다.
1번이 말이 안되는 이유는 ‘영어의 문장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단어들은 각기 맡은 역할과 쓰이는 자리가 정해졌습니다. 이렇게 단어들의 쓰임을 정해 놓은 것이 ‘문법’입니다. 영어문법은 다른 말로 ‘영어식 사고’, 조금 더 어려운 말로는 ‘영어에 대한 보편적 언어지식’이라고도 합니다. 영어를 정복했다는 것은 ‘영어에 대한 보편적 언어지식’을 획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들의 목표는 ‘영어에 대한 보편적 언어지식’ 습득이 되겠군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언어 학습에는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존재합니다. 이 시기는 학자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대체로 12-14세 정도입니다. 이 시기 전의 외국어 학습자는 노력과 능력에 따라 네이티브같은 ’보편적 언어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완전 버터바른 영어‘를 익히는 것이 가능합니다. 얼굴을 보지 않고 음성만 들었을 때는 네이티브와 구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14세가 넘는 학습자는 학자들에 따르면 ‘절대로’ 이 벽을 넘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해도 ‘김치 냄새나는 영어’ 밖에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말 그대로 14세라는 물리적 시기가 영어의 ‘넘사벽’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영어 도사들이 말하는 ‘영어로 생각하라’는 말의 허구를 알 수있습니다. 14세가 넘은 한국인 영어 학습자는 영어로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영어의 보편적 기능을 ‘완벽하게’ 익힐 수 있는 시기를 지나버렸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하니 무리와 억지가 따릅니다. 결국 돈, 시간, 에너지 낭비로 끝나버립니다. 이 상황을 비유하자면 병원에서 MRI찍고 무당에게 치료받는 꼴입니다.
한국어로 생각합시다.
한국어로 생각합시다. 영어를 공부할 때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한국어입니다. 한국어에 관한 보편적 지식을 기반으로 영어의 보편적 지식을 비교, 분석해서 익히는 것입니다. 나쁘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든든한 한국어 실력이 있기 때문에 영어를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똑 같은 환경이라면 우리 말을 잘하는 사람이 영어를 훨씬 빨리 배웁니다.
참고로, 1번의 ‘정상적인 문장’입니다. 다음 글에서 설명할 ‘구문’ 때문에 좀 복잡하니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영어를 이해한다는 것
I love you.
이 문장은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은 어떤가요?
이 문장을 'I love you.'처럼 이해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입니다.
1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구문들입니다. 참고하세요.
1번 구문들
① so long as ~: ~하는 한 ② Human beings; 인간(앞에 있는 animals에 대응되는 말), one; (일반적인) 사람 ③ ought to; ~해야 한다, be; 이다/ 있다/ 되다 ④ ( ) 안은 happy가 생략 ⑤ at least: 적어도, 최소한
1번 해석
(동물들은 행복하다/ 그들이 건강하고/ 충분한 먹을 것이 있으면. 인간들도, 사람이 느끼기에, 행복해야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 적어도/ 대다수의 경우에는)
그럼 다음 글에서는 구체적인 독해 방법에 대하여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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