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에겐 ‘쇼’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생존’이었다.
고단한 삶.
삶은 냉혹합니다. 빵을 위해서만 일하는 삶은 힘든 것입니다. 비범해지려는 사람에게 일상은 견딜 수 없는 싸움입니다. 그렇지만 이 전투가 슬픈 것은, 장엄함도 없이, 행복도 없이, 적막 속에서 고독하게 홀로 싸워야하기 때문입니다. 돈 걱정, 애들 걱정 때문에, 의미도 없는 일을 반복하면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힘을 낭비합니다. 희망도 없습니다.
많은 영혼들이 고독하게 살아갑니다. 지친 영혼들끼리 손을 내밀지도 않습니다. 서로를 무시하고 무시당하면서 그저 ‘존재’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삶의 무게에 짓눌려 가쁜 숨을 몰아쉴 때가 있습니다. 의지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 Adapted from the Life of Beethoven, by 로맹 롤랑
Rocky Balboa
랭킹에도 들지 못하는 4회전짜리 ‘땜빵 복서’가 있었습니다.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맷집과, 66번 시합에서 한 번도 부러지지 않은 ‘코’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한 번 매를 맞을 때마다 ‘25’ 달러를 받습니다.
‘매 맞는’일이 없는 날이면 사채업자로 투 잡을 뜁니다. 그렇지만 투박하고 정 많은 성격 때문에 ‘신체포기각서’를 집행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원금’만 받아오고 맙니다. 대부업자 두목은 이렇게 약삭빠르지 못한 그를 ‘sly(교활한)’라고 부릅니다.
그는 ‘Rocky Balboa’입니다.
‘이탈리안 종마(Stallone)’ 록키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 없이, 필라델피아의 빈민가에서 ‘서른’을 맞이합니다. 자신있었던 식스팩 王자는 작대기 빠진 三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친구라고는 자신만큼 루저(loser)에, 고기 써는 일밖에 모르는 ‘폴리(Paulie)’밖에 없습니다.
록키의 꿈은 록키 마르시아노같은 위대한 복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10년 동안 드나들던 체육관에서도 쫓겨납니다. 길바닦에 나 앉았지만, 그래도 록키는 자신의 꿈을 믿습니다.
루저 록키도 여자를 만납니다.. 폴리의 동생 아드리안입니다. 커다란 안경으로, 화장 안한 얼굴을 가린 그녀는, 비전 없는 ‘양아치’ 록키를 무시합니다. 그렇지만 투박하지만 순수한 ‘종마’에게 차차 마음을 엽니다. 그녀는 안경을 벗고 화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이쁩니다.
이 무렵 베토벤 교향곡 5번같이, ‘운명’이 문을 두드립니다.
운명, 아폴로 크리드
그 운명의 이름은 ‘아폴로 크리드( Apollo Creed)’였습니다. 헤비급 복싱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의 상대가 갑작스런 부상을 당합니다. 상위 랭커들은 구차한 핑계를 대며 챔피언과의 대전을 피합니다. 그들을 욕할 수만도 없습니다. 아폴로와 붙어서는 여태껏 누구도 ‘끝까지’ 가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폴로와 경기를 치러서, 15회전을 끝내고 걸어서 내려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들 실려서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아폴로 크리드’는 쇼를 기획합니다. 무명 복서를 지명하여 그에게 ‘신데렐라’가 될 수 있는 ‘복권’을 주려고 합니다. 아폴로는 ‘록키 발보아’를 ‘간택’합니다. 순전히 ‘이탈리아산 종마’라는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록키는 당연히 망설입니다.
두려움
헤비급 챔피언 주먹은 1톤짜리 망치와 같은 충격을 줍니다. 준비 안된 사람이 맞으면 그냥 골로 갑니다. 특히 머리에 맞은 주먹은 ‘펀치 드링크’가 되어 뇌세포를 미치게 합니다. 현역 시절 펀치를 ‘무하마드 알리’는 현란한 풋워크와 위빙, 그리고 주먹 샐틈없는 가드로 ‘가장 덜 적게 맞은’ 복서였습니다. 그런 알리 조차도 펀치 드링크로 인한 ‘파킨슨 병’ 때문에 육체가 망가질 정도였으니까요.
4회전짜리가 15회전을, 그것도 현역 세계 챔피언과 치른다는 것은 말 그대로 ‘죽음’일 수도 있습니다. 15만달러 대전료가 장례식 비용이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록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훈련을 시작합니다.
자신과의 싸움
록키는 로드웍을 시작합니다. 니코틴에 혹사당한 록키의 폐는 충분한 산소를 다리 근육에 보내지 못합니다. 종마의 뜀발질로 시작되었던 록키의 첫 로드웍은 거북이의 엉금엉금으로 끝나고 맙니다.
늙고, 서너물은 가버린 퇴역 매니저 ‘미키(Mickey )는, ‘스포츠 생리학’과는 거리가 먼 무식한 훈련만 시킵니다. 약간 과장되게 말하자면 ‘알루미늄 배트’로 록키의 복부를 강타하는 것이 주된 맷집 강화 훈련입니다.
영양사가 없는 록키는 알아서 체중과 영양도 관리합니다. 그렇지만, 아는 것이라고는 ‘그거 알아? (You know what?)’밖에 없던 무식한 록키가 칼로리 계산을 할 리가 없습니다. 그는 그저 날 계란 6개를 깨서 한 컵에 부어서 ‘꿀꺾’ 마십니다. 록키가 무식해서 다행입니다. 살모넬라균이 뭔지도 모를테니까요.
록키는 주먹을 단련하기 위해서 특훈도 합니다. 중국 무술가들이 애용하는 ‘뜨거운 모래’ 대신에 록키는 ‘돌처럼 언 고기’를 사용합니다. 록키는, 친구 폴리의 도움으로, 대형 고기냉장고에 걸린 ‘소 앞다리 살’에 주먹을 날립니다.
언고기를 해동시키기 위해, 다듬이 방망이로 고기를 두들기곤 했던 방식에서 힌트를 얻은 훈련방식입니다. 주먹과 냉동고기가 충돌하면 100 프로 주먹이 깨지지만 록키는 이것도 이겨냅니다.
록키가 ‘하면된다’라는 새마을 정신으로 훈련에 몰두하고 있을 때, 챔피언 아폴로는 ‘프로모션’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록키’ 정도는 ‘깜’도 안된다고 여긴 것입니다. 급이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요.
도전
무식한 록키의 훈련 방식이 TV에 공개되자 아폴로의 트레이너는 깜짝 놀랍니다. 록키의 피맺힌 주먹에서, 무명시절의 아폴로에게 보았던 ‘깡과 헝그리 정신’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너.
Hey Champ, He means business.
(저 녀석 진심이야)
아폴로
I’m in business too.
(TV는 보지도 않고, 흥행업자와 이야기 하면서.)
나도 사업 중이야.
록키는 한 팔로 팔굽혀 펴기를 서른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필라델피아 미술 박물관 계단도 한 달음에 뛰어올라 갈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시합 전 날이 되었습니다.
자, ‘영웅(heroe)’의 주위로 모입시다. 삶에 짓눌린 우리이 머리를 그들의 어깨위에 잠시나마 올려 놓읍시다.
Rocky, 운명의 노크
to be continued...